종이 없는 행정

종이 없는 행정을 위한 종이 없는 공공입찰 : 나라장터의 디지털 전환 사례

story89431 2025. 7. 2. 18:37

공공입찰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물품을 구매하거나 용역을 발주할 때 가장 중요한 행정 절차 중 하나다. 과거에는 수많은 입찰공고문과 제안서, 계약서, 실적증명서 등이 종이로 출력되어 입찰현장에 제출되어야 했고, 평가와 계약 역시 오프라인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이러한 공공조달 과정도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는 공공입찰 전 과정을 종이 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환했으며, 그 중심에 바로 나라장터가 있다. 나라장터는 조달청이 운영하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으로, 입찰공고부터 계약 체결, 이행 확인까지 모든 절차를 전자화한 플랫폼이다. 종이 없는 행정 실현을 위해 도입된 이 시스템은 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고, 기업의 참여 문턱도 대폭 낮췄다. 본 글에서는 나라장터의 디지털 전환 사례를 중심으로, 종이 없는 공공입찰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어떤 행정적,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종이없는 행정을 위한 종이 없는 공공입찰

 

종이가 없는 행정 나라장터 시스템의 구조와 기능

나라장터는 공공기관의 입찰·계약 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기업과 정부 간 거래를 완전히 전자화하기 위해 2002년부터 도입된 국가 시스템이다. 이 플랫폼은 크게 입찰공고 등록 → 입찰서 제출 → 전자평가 → 계약 체결 → 납품·이행 관리까지 총 5단계의 조달 과정을 전자적으로 처리한다. 기업은 나라장터 웹사이트를 통해 입찰정보를 확인하고, 전자서명 기반 인증을 통해 제안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다. 제안서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기술이 적용되어 위·변조가 불가능하며, 제출된 문서는 전자적으로 개찰되어 투명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 평가위원도 오프라인 회의 없이 온라인 평가 시스템에 접속해 각자의 위치에서 제안서를 검토하고 점수를 입력할 수 있다. 낙찰 이후 계약 역시 전자계약서로 체결되며, 이행 관리, 하자보수, 정산 등 후속 절차 또한 전자문서로 관리된다. 특히 정부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며, 보안성은 물론, 안정적인 접근성과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 나라장터는 2024년 기준 연간 약 80조 원 이상의 공공조달 거래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며, 모든 과정에서 종이 없는 행정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종이 없는 공공입찰의 효과 – 투명성, 효율성, 참여기회의 세 가지 확대

나라장터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행정 편의성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첫 번째는 행정의 투명성 강화다. 모든 입찰 공고와 제안서, 평가 결과, 계약 내역이 공개되고 기록되기 때문에 부당한 청탁, 입찰 담합, 서류 위조 등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는 국민의 세금이 보다 공정하게 사용되도록 하고, 행정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두 번째는 업무 효율성의 향상이다. 과거에는 입찰을 위해 수십 페이지의 제안서를 인쇄하고, 우편으로 송부하거나 직접 방문 제출해야 했지만, 이제는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 후 클릭 한 번으로 제출이 가능하다. 평가와 계약도 온라인으로 실시간 처리되며, 서류 누락이나 인감 오류로 인한 탈락 사례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세 번째는 중소기업과 지방기업의 참여 확대다. 지역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과거에는 접근이 어려웠던 소규모 기업들도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산업 생태계의 다양성 확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파급력을 가진다. 실제로 조달청의 발표에 따르면, 나라장터 도입 이후 신규 등록 업체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비중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이처럼 종이 없는 공공입찰 시스템은 단지 기술적 편의가 아닌, 정책적 목표 달성의 기반이 되는 핵심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

 

종이 없는 공공입찰을 통한 스마트 조달을 위한 차세대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진화

나라장터를 통한 종이 없는 공공입찰은 현재 기준으로 매우 성공적인 디지털 행정 사례지만,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존재한다. 첫째는 시스템 접근성과 사용자 편의성 강화다. 일부 중소기업은 여전히 시스템 사용이 어렵다고 느끼며, 인증서 오류나 브라우저 호환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모바일 기반 입찰 시스템 개발, 간편 인증 도입, 사용자 맞춤형 인터페이스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의 전환이다. 현재는 전자화된 정보를 기록·보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향후에는 조달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 예측, 사기 위험 탐지, 정책 개선 방향 도출 등에 활용해야 한다. 셋째는 블록체인, AI,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등 신기술의 도입이다. 예를 들어, AI가 제안서를 사전 분석하고 적정 가격을 예측하거나, RPA가 서류 검토를 자동화하면 입찰의 정확성과 신속성은 더욱 향상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방향을 반영하여 차세대 나라장터 2.0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며, 2026년까지 전국 공공기관의 입찰·계약 프로세스를 완전히 디지털 통합하는 것이 목표다. 종이 없는 공공입찰은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니다. 그것은 투명한 행정, 효율적인 공공재정 운영, 열린 경제 생태계 실현을 위한 본질적인 전략이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진화해야 할 ‘행정의 표준’이다.